☾ NightWhisper 夜語

작은 등대 · 세 번째 밤

아침을 기다리는 찻잔

탁자 위의 파란 찻잔. 내일은 내일의 속도로.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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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문

잠자리에 들기 전, 등대지기는 파란 찻잔을 씻었습니다. 따뜻한 물이 둥근 손잡이를 지나 잔 바닥에 잠깐 고였어요. 아마포 행주를 집어 들고 찻잔을 천천히 돌리며, 마지막 작은 물방울까지 닦았습니다.

부엌은 작아서 모든 물건에 익숙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화덕 옆에는 귀리가 든 병이 있었어요. 접어 둔 수건 위에는 나무 숟가락이 누워 있었습니다. 창가의 로즈메리는 바다 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었고, 화분 밑의 얕은 접시에는 오후에 준 물이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등대지기는 찻잔을 탁자에 놓았습니다. 아침을 위해서요. 그 곁에 숟가락도 두었지만, 무엇을 마실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뜬 뒤 생각해도 괜찮았어요. 찻잔은 잠깐 비어 있어도 서운해하지 않았습니다. 탁자도 조용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고요.

위층에서는 불빛이 느린 원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빛이 부엌 벽을 지나 잠깐 머물렀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갔어요. 찻잔 손잡이의 그림자는 조금 열린 작은 문처럼 탁자 위에 놓였습니다.

등대지기는 창문을 아주 조금 열었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손등에 닿았어요. 길 아래에서는 물이 돌 사이로 움직였습니다. 낮보다 조금 가까이 들리는 소리였지요. 로즈메리 잎이 가볍게 흔들리며 연한 풀 향기를 방 안에 들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탁자를 한 번 보았습니다. 무언가 시작할 시간이 오면, 여기에 있는 것들로 충분할 거예요. 오늘 밤에 더 준비할 일은 없었습니다. 귀리와 숟가락과 찻잔은 각자의 자리에서 쉬었어요. 아무도 내일의 일을 미리 시작하라고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침실에서 슬리퍼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시트는 조금 서늘했고, 담요는 알맞은 무게로 몸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창문 틈으로 바다 소리가 들어왔어요.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나하나 구분해 듣지 않아도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부엌에도 빛이 들어올 거예요. 파란 찻잔은 탁자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고요. 지금은 방이 다정하게 어두웠습니다. 베개가 오늘의 마지막 피곤함을 받아 주었습니다. 아침을 미리 만나러 갈 필요는 없었어요. 아침은, 자기 시간에 찾아올 테니까요.

NightWhisper의 창작 이야기입니다. 조용한 읽기를 위한 것이며 의료 효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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