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ghtWhisper 夜語

작은 등대 · 첫 번째 밤

남아 있는 불빛

소금기 어린 바람. 따뜻한 차. 물가의 작은 빛.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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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문

좁은 길 끝에 작은 등대가 바다 곁에 서 있었습니다. 문은 오래 쓴 찻잔처럼 파란색이었어요. 둥글고 매끈한 돌이 문을 조금 열어 두고, 저녁 바람을 천천히 방 안으로 들였습니다.

부엌에는 주전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의자 등받이에는 잘 접은 담요가 걸려 있었고요. 창밖으로 낮의 마지막 은빛이 바다 위에 길게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 걷어 놓지 않은 리본처럼요. 서둘러 들어오는 배도, 당장 끝내야 할 일도 없었습니다.

등대지기는 차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나무 계단은 한 칸마다 익숙한 작은 소리를 냈어요. 빨리 걸을 이유는 없었습니다. 불빛은 늘 그랬듯 자기 속도로 돌아갈 테니까요.

맨 위의 창가에 찻잔을 놓았습니다. 유리 바깥에는 작은 나방이 앉아 있었어요. 얇은 날개가 접힌 종이 같았습니다. 아래에서는 물결이 돌에 닿았다가 조용히 물러났습니다. 누군가 아끼는 책장을 살며시 넘기는 듯한 소리였어요.

담요를 어깨에 두르자 차에서 볶은 곡물의 따뜻한 향이 올라왔습니다. 만 건너편에서 창 하나가 밝아졌어요. 잠시 뒤에는 또 하나가요. 그 창 안에도 찻잔을 놓는 탁자와 침대 곁의 슬리퍼가 있겠지요. 덮어 둔 책에는 오늘 읽은 자리마다 책갈피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습니다.

등대의 빛이 물 위를 느리게 지나갔습니다. 밤을 재촉하지도, 누구에게 꼭 보라고 하지도 않았어요. 작은 빛의 원을 그린 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차를 다 마실 무렵, 방의 모서리도 부드러워졌습니다. 등대지기는 불빛에 조용한 일을 맡기고 계단을 내려갔어요. 문 곁의 돌은 그대로였고 바람은 한결 잦아들었습니다. 밖에서는 바다가 천천히 숨 쉬었습니다. 안에서는 담요가 기다렸어요. 오늘 밤은, 모든 것이 잠깐 쉬어도 좋았습니다.

NightWhisper의 창작 이야기입니다. 조용한 읽기를 위한 것이며 의료 효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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